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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은혜의 단비에 젖어 온전한 회복을 누리게 하소서. 본문
주님, 은혜의 단비에 젖어 온전한 회복을 누리게 하소서.(마가복음 14장 66-72절)

주님, 뜰 안의 불 곁에서 떨고 있던 베드로의 초상화가 곧 저의 일그러진 얼굴입니다. 주님을 사랑한다고 장담하던 베드로의 입술은 두려움의 파도 앞에서 모래성처럼 허물어졌고, 주님을 모른다는 베드로의 세 번의 부인은 저의 영혼에 깊은 상처를 남겼으나, 그 상처는 오직 십자가의 은혜로 치유됨을 믿습니다.

주님, 닭 울음소리가 정적을 깰 때, 베드로의 그 통곡은 베드로의 후회가 아니라 제 안의 교만과 자아가 죽어가는 산고였습니다. 제가 저를 의지하던 그 밤의 어둠이 죽음이라면, 주님의 말씀을 기억해 내며 흘린 눈물은 생명으로 가는 첫 줄기 빛이었습니다. 베드로가 자신의 무너짐 속에서 비로소 주님의 전적인 은혜를 발견했듯, 저 또한 저의 한계라는 무덤 위에 주님의 생명을 꽃피우길 원합니다.

주님, 육신의 연약함과 영혼의 가난함을 주님의 긍휼로 덮어주소서. 저의 부서진 마음의 조각들을 주님의 보혈로 잇대어 주시고, 흔들리는 믿음의 터를 ‘기억된 말씀’ 위에 다시 견고히 세워 주소서. 이제는 정죄의 사슬을 끊게 하시고, 저의 죽음 같은 침묵이 주님의 생명력 있는 찬양이 되게 하시며, 메마른 영혼이 주님의 은혜라는 단비에 젖어 온전한 회복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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